“이스라엘, 다면전에 방공 요격미사일 고갈 중”…중동 정세 변하나

외신 “이란 1일 공습 때 이스라엘 영공 여러 곳 뚫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 및 그의 대리세력 ‘저항의 축’과 다면전을 펼치면서 방공 요격미사일이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요격미사일의 일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 비축량도 언젠가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요격미사일이 부족해지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공습 이후 중동에서 맹위를 떨쳤던 이스라엘 전세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180개가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스라엘 영공 곳곳에서 빈틈이 보였다. 외신은 “(이란의 두 번째 보복 공습 당시) 약 30개의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네바팀 공군 기지를 타격했으며 한 미사일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에서 700m 떨어진 곳에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4월 이란의 첫 번째 공습 당시 99%의 요격률을 달성했다고 주장한 데 견줘 이번 두 번째 이란 공습에 대한 방어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지난 14일 드론으로 이스라엘 군기지를 공격하며 이스라엘 병사 4명이 숨진 사건도 발생했다. 외신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로부터 몇 주간 무기고에 대한 공격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이스라엘 본토에서 최소 60㎞ 떨어진 곳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아이언돔, 애로, 다윗의 돌팔매 등 3중으로 겹겹이 구성된 이스라엘 방공망은 세계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아 왔다. 아이언돔은 저고도 방공망으로서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로켓·드론 격추에 사용된다. 미국과 공동 개발한 애로는 성층권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다윗의 돌팔매는 폭격기 요격용 중장거리 방공시스템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이란, 헤즈볼라 공습에 영공이 뚫리며 방공망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란, 헤즈볼라가 여전히 상당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직 미국 국방부 관리인 데이나 스트롤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하고, 헤즈볼라가 이에 가담하면 방공 역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에서 준장까지 지낸 아사프 오리온은 “우리는 아직 헤즈볼라의 온전한 능력을 보지 못했다”며 “그들은 전쟁 전에 추정됐던 로켓 발사 역량의 10분의 1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방공 시스템 일부를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재고는 늘 부족한 상황이다. 요격미사일을 공급하는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보아즈 레비 최고경영자(CEO)는 “생산라인을 계속하기 위해 3교대 근무 중이며 일부 라인은 주 7일, 하루 24시간 가동 중”이라며 “재고를 보충해야 한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맹방 미국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사실을 알리고 미군 100명을 파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스트롤 전 미 국방부 관리는 “미국도 미사일 비축량이 무한하지 않은 데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지원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연구원을 지낸 에후드 에일람은 “이스라엘군 요격미사일이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배치 방식과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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