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조카 아파트 24층서 던진 고모…'내가 안락사시켰어'

사이코패스 성향·우울증 병력 있어
"안아보고싶다"더니 방문 잠그고 범행

아파트 고층에서 생후 11개월 된 조카를 던져 살해한 4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생후 11개월 된 조카를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고모 A씨(42·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이날 뉴스1이 보도했다.

A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5월8일 오후 6시34분쯤 동생 부부가 사는 대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24층에서 생후 11개월 된 조카 B군을 베란다 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가방에 미리 흉기를 넣고 동생 집을 찾았던 A씨는 흉기로 범행하면 발각돼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범행 방법을 바꿨다.

그는 B군을 안고 있던 자신의 어머니 C씨에게 "나도 안아보고 싶다"며 아이를 건네받은 뒤 C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새 방문을 잠그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범행 당시 B군의 어머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이들과 따로 있었던 상황이었다. A씨는 평소 반사회적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과 우울증 등을 앓았으며, 퇴원 당시 약물치료로 관리가 가능한 상태였지만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현장에서 A씨는 자신의 올케인 B군의 어머니에게 "내가 안락사시켰다", "병원에 가서도 아프게 죽일 거다"는 등 비정상적인 말을 했다. A씨는 가족들이 B군을 괴롭혀 비참하게 살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B군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범행 당일 흉기를 몰래 챙겨갔고,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 방문을 닫고 범행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이라며 그에게 징역 20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5년간 보호관찰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B군의 유족은 "세상에 하나뿐인 아들을 잃어 앞으로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 같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자신의 의사 전달을 할 수 없었던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숨졌고, 피해자 모친은 마음에 상처를 받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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