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형기자
네이버(NAVER)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본업에서의 안정적인 이익에 힘입어 바닥을 지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증명하면 기업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종가 기준 17만2400원을 기록하며 지난 8월 저점인 15만1100원 대비 14.10% 올랐다. 그간 네이버는 광고 산업의 둔화와 본업 외의 성장을 확보할 만한 혁신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연초 이후 23.04% 하락한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반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네이버의 이익률 개선이 뚜렷해 주가 하락의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의 성장률 둔화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렴한 수수료와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멤버십에 기반한 프로모션 효과 등에 힘입어 스마트스토어 입점 셀러 및 거래액이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적극적 마케팅이 가능한 스마트스토어 전용 공간의 출시와 넷플릭스 제휴 등 플러스 멤버십 강화를 통해 수수료율 상승과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3분기 실적에서 브랜드스토어 과금 동의율 증가에 따라 전체 커머스 수수료율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지난 분기 대비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수수료율은 2% 미만으로 추정돼 부담이 적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이커머스 멤버십에서의 신규 혜택 제공으로 인한 수수료율 추가 상승에 대한 저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AI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로컬 플랫폼 간 이해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네이버가 빅테크와 협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인공지능(AGI)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빅테크의 움직임이 공격적이지만, 단순히 생산성을 보강하는 정도를 뛰어넘는 예측 및 추론 기반의 가치 창출은 아직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현실을 언급하며 "이에 개인화된 데이터의 확보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기에 빅테크들이 로컬 플랫폼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글로벌 빅테크와 먼저 제휴하는 로컬 플랫폼이 사업 기회 확보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네이버는 자체 AI 및 관련 서비스를 보유한 동시에 빅테크와의 협력 여지가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AI 사업에 지나친 멀티플을 부여해 적극적 매수로 대응하기에는 투자 대비 성과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해 투자 규모에 상응할 정도의 기업간거래(B2B) 성과가 부족하다"면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사업을 전개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나 유의미한 매출을 기대하기에는 초기 단계다. 그 외 뚜렷한 대규모 수주도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