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630억 AP헬스케어, 500억 조달 가능할까

신주 9900만주 발행해 500억 조달
최대주주 측 250억 출자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에 사활

의약품 유통업체 AP헬스케어가 대규모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주 발행 주식 수가 기존 발행 주식 수의 87%에 달한다. 최대주주가 자금 지원을 약속했으나 청약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P헬스케어는 신주 9900만주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505원이고 최종 발행가는 오는 24일 확정한다. 자금 조달 규모는 AP헬스케어 시가총액 631억원 대비 80%에 해당한다.

AP헬스케어는 조달한 자금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AP096)를 개발하는 데 투자한다. 앞서 AP헬스케어는 지난달 19일 최대주주인 에이프로젠과 AP096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비용을 공동으로 분담하고 제품 상업화에 따른 수익을 배분받기로 했다. 개발비용분담금 700억원을 두차례로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350억원을 우선 지급한다. 회사 측은 계획대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 2027년부터 판매수익 배당금을 받아서 2030년께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조달 자금 가운데 110억원은 지난해 7월 발행한 제6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857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60% 이상 높다. 잔액 217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1차 조기 상환 지급일까지 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다.

AP헬스케어가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일반공모 방식으로 증자에 나선 배경에는 자금 집행 시기와 연관이 있다. 경영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과 내년 1월 사이에 5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일반공모 방식 증자는 주주배정 방식 증자보다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하다. AP헬스케어는 오는 28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다음 달 14일 신주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P헬스케어 최대주주인 에이프로젠과 특수관계인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36억원, 114억원을 출자한다. 조달 목표인 500억원 가운데 절반을 책임진다. 최대주주가 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출자해도 되지만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신주 발행가를 결정하는 데 할인율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발행가를 정할 때 일반공모 방식의 경우에는 할인율을 30% 이내로, 제3자배정 방식의 경우에는 할인율을 10% 이내로 정해야 한다. AP헬스케어는 신주 발행가를 정하는 데 할인율 20%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P헬스케어 시가총액과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 계약의 결과가 중요하다"며 "내년 말까지 35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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