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추석 연휴 강원도 영월의 한 터널에서 역주행하다 일가족이 탄 승합차를 들이받아 30대 가장을 숨지게 한 20대 운전자가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셀토스 승용차 운전자 A씨(23)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액 감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0.08% 이상) 수치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1시27분께 영월군 국도 38호선 영월2터널에서 역주행하다가 마주 오던 카니발 승합차(운전자 B씨·34)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가 숨지고, 카니발에 타고 있던 B씨의 아내와 자녀, 장인과 장모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A씨는 동영월교차로에서 사고 지점까지 4㎞가량 역주행했다. 경찰과 도로 당국은 동영월교차로에서 역방향으로 잘못 진입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지난해 동영월교차로에 '우회전 금지' 표지판을 고속도로 표지판 크기와 같은 크기의 것으로 설치했으나 A씨는 잘못 진입했다. 편도 2차로 도로를 내달린 A씨 차량은 결국 왕복 2차로 터널에 진입한 뒤 사고를 냈다.
A씨는 해병대 부사관으로, 사고 전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인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즐기며 노는 모습의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소주잔을 든 모습이 담겼다.
현재 B씨의 아내 등 피해자들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마무리 조사 후 사건을 군사경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