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만나야…초박빙 美대선에 외국정상들 안간힘

수십개국서 회동 희망 연락
양측은 선거운동 집중…"우선순위·시간 문제"

이번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앞다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려 하고 있다. 미국 차기 지도자를 미리 알아두고, 향후 미국 외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힌트를 얻기 위해서다.

22일(현지시간) CNN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총회를 앞두고 수십 개국에서 회동을 희망하며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일부 국가에선 회담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두 후보 측 모두 면담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소식통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전에 발표하지 않고 외국 정상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로서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뉴욕에 방문할지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모두 만나기로 확정된 외국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한 명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후보는 물론 임기 막바지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해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23일 워싱턴DC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UAE는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중동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나라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를 만났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카타르는 가자 전쟁 휴전 협정에서 핵심 중재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왕은 중동과 전 세계 평화를 강력히 원하는 사람"이라며 "내가 백악관에 있을 때 몇 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번에는 (관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밀한 사이로 알려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도 가질 계획이다.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11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 운동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면담을 요청한 외국 정상 중 누구를 만날지는 우선순위와 시간의 문제라고 CNN은 평가했다.

양측 보좌진들은 두 후보 모두 외교 전문성을 부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4년간 부통령으로 재임하며 외교 경험을 쌓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대통령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에 이전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해 선거 전 해외 순방을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미국 유권자들에게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같은 세계 문제보다는 경제, 이민, 낙태 등 국내 현안이 훨씬 더 중요하다. 유엔총회 참석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존 올터먼 선임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이지만 레임덕 상태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유엔총회는 이미 부차적인 일이 됐다. 주요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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