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최윤범 회장, 2조원 실탄 마련 어렵다'

최씨 일가 지분 분산‥5000억 자금 마련 쉽지 않아
증권사 주담대 LTV 40% 내외‥현행법상 초과 대출 힘들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공개매수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 회장의 '백기사'로 언급되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가 통상적 담보인정비율(LTV)을 초과하는 자금을 최 회장에 빌려주는 게 현행 법규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증권사는 기업 최대 주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통상 40% 내외로 적용한다. 대주주가 담보로 제공하는 주식 가치의 40% 수준만 돈을 빌려준다는 의미다.

[사진출처=연합뉴스]<br />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 등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종목별 거래상황 등을 고려해 담보를 잡는다. 이번 경영권 분쟁 이슈로 고려아연 주가가 최근 급등했지만, 담보가치를 산출할 때 공개매수 진행 이전 주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MBK 측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15.6%이다. 여기에 위의 기준을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최대 약 5000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실제 주식담보대출에 나서더라도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윤범 회장 개인 지분이 1.8%에 불과할 정도로 최씨 일가 간 지분이 분산돼 있고, 15.6%에는 주담대가 불가능한 외국인 보유 물량도 있으며, 통상 반대매매를 통한 회수가능성 리스크로 인해 대주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증권사들의 내부 규정이 있기에 최대 5000여억원은 말 그대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론적인 수치라는 것이다. 만약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최대한도 규모 대출을 하고자 한다면, 금융투자업자가 재무건전성의 훼손 위험까지 부담하며 특정 개인에 대해 특혜를 제공하는 것으로 감독 당국에서 규제 위반 여부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밖에 없다.

MBK측은 "시장의 풍문대로 한국투자증권이 김남구 회장과 최윤범 회장 간의 개인적인 친분을 근거로 한국투자증권이 통상적인 규모보다 높은 수준의 LTV로 대출을 제공하게 된다면, 금융투자업자의 이익에 반해 대주주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통상적이지 않은 조건으로 제 3자와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제 35조를 위반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11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시 개인적 친분으로 인한 주식 취득으로 회사에 손실을 입힐 뻔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어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란 예상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의 주당 취득단가는 65만8000원으로 고려아연의 주가가 한때 43만5000까지 하락하면서 매입가의 3분의 1상당을 손실로 인식한 바 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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