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혈압 변화 클수록 '치매' 위험 높아진다

혈당 변동성과 혈관성치매 관련성 확인
심한 혈압 변화는 알츠하이머병에 영향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혈당과 혈압의 변화가 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치매가 없는 정상인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 6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당 변동성이 증가할수록 심한 대뇌 백질변성이 나타나고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변성이란 신경섬유의 집합이자 뇌 영역 간에 정보를 전달하는 뇌의 백색질(White matter)에 손상이 발생한 상태로, 뇌 미세혈관에 문제가 있어 혈액 흐름이나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나타난다. 또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병리 소견인 노인성 신경반(senile plaque)의 주성분이자 치매 유발 물질이다.

혈당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혈당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고탄수화물, 단순당을 섭취할 경우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

연구진은 "혈당 변동성 증가는 알츠하이머병 및 혈관성 치매 위험 인자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뇌 퇴행성 변화와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혈압(수축기 및 이완기) 역시 변동성이 클수록 뇌 속 타우 축적이 증가하고, 이완기혈압의 변동성이 클수록 뇌 해마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치매가 없는 참가자 1952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반복 측정한 결과, 평균 수축기혈압이 높을수록 뇌 속 아밀로이드 축적이 증가했다. 이는 수축기혈압이 증가하면 뇌 미세혈관 손상이 발생하고, 혈액-뇌 장벽(BBB)의 손상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또 평균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이 높을수록 대뇌 백질변성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며, 수축기혈압 및 이완기혈압 변동성이 클수록 타우 축적도 증가했다. 타우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병리 소견인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의 주성분으로, 신경세포 내에 축적돼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완기혈압 변동성이 클수록 해마 위축도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혈압 변동성이 뇌의 혈류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해마를 포함한 뇌 구조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를 주도한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효과적인 치매 예방을 위해 혈당 및 혈압 관리가 중요함을 알려준다"며 "혈당과 혈압 수치뿐 아니라 혈당과 혈압의 변화가 크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해 인지 기능의 저하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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