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재기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 5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조승우)는 12일 허 회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주거 제한, 보석 보증금 1억원, 지정조건 준수를 보석 허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정조건으로는 ▲공소사실 기재 범행과 동종 범행 금지 ▲공판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및 사건 관계자들과 이 사건 소송의 변론과 관련된 사항으로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논의 금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증언 유불리를 이유로 이들에 대해 유리하거나 불리한 인사 금지 ▲출국 또는 3일 이상 여행 시 미리 신고 등이 포함됐다.
허 회장의 변호인은 지난 10일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은 75세 고령으로 5개월 넘게 구금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달라”며 보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여전히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피고인에게 부정적인 진술을 하는 임직원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지, 이를 우려한 직원들이 사실대로 진술할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허 회장은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사측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가자 2021년 2월~2022년 7월 이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명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 7월에도 보석 신청을 했으나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