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다만 지난달 전당대회 개최에 따른 지지율 상승효과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승리를 위해 3억7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우세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일(현지시간) ABC 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23~27일 미국인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을 4%포인트 앞섰다(오차범위 ±2%포인트).
민주당 전당대회(8월 9~22일) 전인 지난달 9~13일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당대회 기간 모든 관심이 집중되며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ABC 뉴스는 유권자들이 민주·공화 두 진영으로 완전히 양분된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후 지지율 상승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높아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54%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1%)을 13%포인트 앞섰다. 전당대회 전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51%,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의 지지율로 격차가 6%포인트였지만, 전당대회 이후 이 차이가 두 배로 커졌다. 남성 유권자들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49%에서 46%로 하락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6%에서 51%로 올라갔다.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선거운동을 더 잘하고 있다고 봤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 93%는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공화당 지지 응답자는 79%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당층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본 응답이 56%,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38%였다.
오는 10일 예정된 첫 대선 TV 토론에 대해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기대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86%는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7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점쳤다.
경제, 인플레이션, 국경 문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잘 대응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응답은 해리스 부통령보다 적게는 7%포인트, 많게는 9%포인트 많았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호감도(46%대 33%), 대통령으로서의 자질(53%대 47%) 평가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캠프에 쏟아지는 막대한 기부금을 실탄으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광고에 총 3억7000만달러를 쏟아부으며 우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지력 논란으로 사퇴한 뒤 모금한 금액은 5억4000만달러다. 해리스 캠프는 3일부터 오는 11월5일까지 주요 경합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1억7000만달러를 TV 광고에 쏟아붓고, 2억달러를 디지털 광고에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