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자신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아는 동생에게 납치, 폭행, 협박 등을 가한 20대 남성들을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경북 문경경찰서는 지난 27일 같은 동네에 사는 후배를 폭행하고 납치한 혐의(감금 및 치상)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하고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20대 3명도 추적 중이다.
A씨를 포함한 총 5명은 지난 24일 오전 2시 30분경 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인 C씨(19)를 만나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지인의 술집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이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술을 마시게 됐고, 술집 안과 인근 대로변에서 수십차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너희 엄마와 아빠도 우리가 찾아서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이들은 C씨를 강제로 승합차에 태운 후 폭행하기도 했다. 그가 차량에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한 한 시민이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추적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이들은 2시간여 만에 C씨를 풀어줬다. 이후 5명은 택시 등을 타고 도주했으며 2명은 검거되고 나머지 3명은 아직 검거되지 못한 상황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가 평소 말을 잘 듣지 않아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 27일 뉴스1에 따르면 C씨는 전날 오후 11시 13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좀 살려주세요. 무서워 죽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해당 글을 통해 "맞다가 정말 죽을 것 같아 틈을 봐서 도망갔지만, 승합차를 타고 쫓아온 조직폭력배에 다시 붙잡혀 납치당했고 차 안에서도 계속 구타를 당했다"며 "그들이 내 얼굴을 비롯한 몸 곳곳을 담배, 라이터 등을 이용해 지졌다. 수 시간 동안 총 200대 이상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7개월 전, 24살로 구성된 이 조직폭력배들의 22살 후배가 조직 생활을 못 하겠다고 하며 도망칠 것이라 했다"며 "내가 그를 차에 태워 도주를 도왔다는 이유로 이렇게 맞았다"고 밝혔다. C씨는 이들이 일대에서 일명 '골보파'라고 불리는 조직폭력배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 등 5명이 조직폭력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C씨의 납치, 폭행 장면이 모두 확보됐으며, 경찰은 도주한 3명에 대해 수배와 출국금지를 취하고 추적 중이다. 이들이 검거되는 대로 정확한 사건의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