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끝내고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잭슨홀 미팅을 주시하며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56포인트(0.15%) 하락한 4만834.9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13포인트(0.2%) 내린 5597.1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9.83포인트(0.33%) 밀린 1만7816.94에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8거래일 연속 오르며 올 들어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달 초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를 씻어내면서 회복 랠리가 이어졌다.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둔화세와 견조한 소매판매 지표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이후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나타내며 9거래일 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최고시장전략가는 "주식시장이 하루나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며 "어떤 시장도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하인린 선임 투자 전략가는 "주식 매도가 있었고 투자자들은 상황을 재평가했으며 우리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로 돌아왔다"면서 "일단 그렇게 한 뒤 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오는 것을 봐 왔다"고 말했다.
시장은 오는 23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이 참석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은 22일부터 사흘간 와이오밍주에서 열린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 연내 금리 인하폭을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올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 남은 FOMC에서 Fed가 1회 이상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Fed가 연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하) 2회,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하) 1회에 나설 가능성을 65.9% 반영하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문제는 Fed가 금리를 언제 인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인하하느냐는 것"이라며 "Fed 당국자들은 그들이 뒤처진 것이 아니라 (금리) 정점에 있다는 신호를 주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불이 꺼지기 전에 압력을 제거하는 데 너무 공격적인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금리 인하폭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에 앞서 21일 공개될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현 통화정책에 대한 Fed 당국자들의 의견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22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3.81%,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7bp 밀린 3.99%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사이버 보안업체인 팰로앨토 네트웍스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 실적과 실적 전망 발표 후 7.18% 뛰었다. 미국 인테리어·건축자재 업체인 로우즈는 1.18% 하락했다.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매출 발표와 소비지출 둔화로 인한 연간 이익 전망 하향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47% 밀렸다.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완화와 중국 경기 둔화 전망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3달러(0.4%) 내린 배럴당 74.0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46달러(0.6%) 밀린 배럴당 77.2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