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뒤 쏟아낸 작심 발언 가운데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안세영은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대 0으로 누르고 28년 만에 배드민턴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대한배드민턴협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배드민턴 여왕, 파리에서 정상에 오르며 낭만 엔딩으로 마무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결승전 경기 결과를 기록한 그래픽도 함께 게시했다. 하지만 안세영의 결승전 장면이나 금메달 세리머니, 시상식 이후에 금메달을 목에 건 사진 등의 게시물은 올라오지 않았다. 다만 하루 전인 6일 안세영이 28년 만에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축하한다는 문구와 더불어 짤막한 영상만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반면 대한배드민턴협회 페이스북에는 안세영의 금메달 사진 대신 대한체육회의 진로 교육 관련 공고문이 올라와 있다.
이는 앞서 안세영이 준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 툰중을 이겼을 때나 8강에서 일본의 야마구치를 꺾었을 때 승리를 만끽하는 사진 등은 올라온 것과 매우 대비된다. 또한 김원호, 정나은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을 때도 시상식 사진을 게시했고 인스타그램엔 다른 나라 선수들과 찍은 셀카 사진 등도 함께 올라왔다.
이에 누리꾼들은 "선수와 갈등이 있어도 기본은 지켜야지.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 같다", "졸렬하다. 그러고도 협회냐", "협회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 건지 의문이다", "금메달 시상식 사진만 없는 게 타이밍상 공교롭다",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5일 안세영은 시상식 종료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선수 부상 관리의 소홀함 등을 언급하며 협회를 비판했고 금메달로 달아오른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이후 다음 날 6일 프랑스 파리의 메종 드 라 시미에 대한체육회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는 안세영뿐만 아니라 협회 관계자들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안세영의 비판과 관련해 사실관계 등의 경위 파악에 나섰다. 문체부는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편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삼성생명)의 문제 제기에 관해 "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 측의 갈등은 없었다. 부상 오진에 대해선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7일 오전 8시 30분경 김택규 회장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세영의 발언에 관해 회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에 "심적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사실 협회에서 무슨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데 (오후에 배포할) 보도 자료를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문제를 올림픽 전에 봉합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 오진이 났던 부분에 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답했다. 안세영이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것도 확인하겠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라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