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중국 테니스 스타 정친원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테니스 단식을 제패하면서 대륙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친원 효과'로 관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업계 동향에 촉각을 기울기는 모습이다.
4일 중국 펑파이 신문은 정친원 선수의 파리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 및 혼합복식 은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는 한편, "중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면서 "중국의 '테니스 경제' 도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배달업체이자 예약 사이트인 메이퇀에 따르면 7월 들어 '테니스' 관련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상하이, 베이징, 선전, 청두, 광저우 등 대도시 소비자들의 검색이 늘었고, 이들 대부분은 25~35세의 젊은 층으로 집계된다. 테니스 체험 강좌나 레슨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172% 급증했다.
테니스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익히 알려져 있다. 국제테니스연맹이 발표한 '글로벌 테니스 보고서 2021'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테니스 인구는 8718만명에 달하며, 중국은 1992만명(22.9%)으로 글로벌 2위 국가다. 테니스 코트 수(4만9767개) 역시 세계 2위, 코치 수는 1만1350명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테니스는 중국에서 여전히 '귀족 스포츠'다. 스포츠 서비스 앱인 '지우스티위(久是體育)'를 통해 확인한 상하이 테니스센터 8곳의 표준 경기장 가격은 1시간에 최대 220위안(약 4만2000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체로 일주일 치 이상의 예약이 꽉 차 있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코트는 이용료를 올리는 추세라고 펑파이 신문은 전했다. 수업료는 2시간 20회 수업에 6000위안 정도이며, 장비는 라켓·운동화·가방·스트링·의류 및 모자 등 초기 비용만 3000위안 이상 정도로 추산된다.
휠라, 아디다스, 나이키, 룰루레몬 등 중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은 테니스 스커트를 비롯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흐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빕샵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들어 테니스 스커트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91% 늘었다. 1995년 이후와 2000년 이후 출생자 등 젊은 층의 구매가 각각 지난해보다 179%, 155% 증가하며 두드러졌다.
펑파이는 "테니스 열풍은 경기장과 장비뿐 아니라 문화, 관광 소비까지 주도하고 있다"면서 "테니스의 고장으로 알려진 후베이성은 1980년대부터 관련 시장에 집중해 표준화 코트를 늘렸다"면서 "징산에만 300개 이상의 코트가 있으며, 테니스 인구는 10만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