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시장…'추가 하락폭 더 남았을 수 있어'

코스피·S&P500 변동폭↑
금리 인하와 증시 하락 함께 나타날 수도
시장 이끈 주도주 반도체, AI 수익성 증명해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등 다양한 변수가 혼재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최근 조정 중인 증시의 하락 여지가 더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는 2777.68을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는 장중 한때 2700선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6.6% 내리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도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S&P500지수가 4.9% 하락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접전 양상에 따른 미국 대선 불확실성, 역대급 반도체 투자를 일으킨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중심의 미국 증시 하락 등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아직 시장의 하락 여지가 더 남아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반도체 등 주도주의 약세와 반도체가 아닌 주변주의 강세가 나타났음을 언급하며 "하락하는 시장은 주도주의 흔들림이 크고 주변주의 흔들림은 상대적으로 작다"면서 "보통 간단한 조정에 그치는 시장은 주도주가 견조한 상태에서 주변주의 흔들림이 크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짚었다.

또 강 연구원은 "최근 경제 지표 상당수가 경기 부침을 보여준다"며 "이런 상황에선 자금을 빌리면서까지 투자할만한 초과 수익 대상물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행하더라도 경제 주체의 자금 수요가 즉시 늘어나지는 않는다. 향후 금리 인하가 충분히 진행돼 금리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그때서야 수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일정 기간은 금리 인하, 경기 부침, 시장 하락 등이 동반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 이익의 증가율이 둔화할 가능성 또한 증시 하방 압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의 최근 실적 자체는 양호하지만,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며 "반도체의 주된 수요자인 이들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 또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가총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AI 투자에 따른 수익 창출을 증명해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주도했던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가 느껴진다"며 "당초 예상했던 리스크 요인들이 4분기부터 영향을 줄 것으로 봤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은 시장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AI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분산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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