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야외 유세 중 입은 피격 부상이 과장 된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의 귀를 스친 것은 총알이 아닌 파편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총격을 당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pierced)하는 총알에 맞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주치의였던 공화당 로니 L. 잭슨 하원의원(텍사스)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알이 지나간 자국(bullet track)으로 2cm 너비의 상처가 생겼다"는 내용의 메모를 올렸다.
하지만 행사 경호를 담당했던 비밀경호국은 관련된 언급을 거부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캠프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재 주치의 등은 공식 의료 기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24일 의회 증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알이나 파편에 맞았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증언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트루스소셜에 "불행하게도 내 귀는 총알에 맞았으며 그것도 세게 맞았다. 병원에선 '귀에 총상을 입었다'고 했다"며 "한때 명성을 떨쳤던 FBI가 미국의 신뢰를 잃은 것은 놀랍지 않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고문인 스티브 청도 CNN에 "이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정치적 이유로 고의로 거짓을 퍼뜨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건 발생 이후 붕대를 푼 모습이 공개되자 의혹은 더욱 커졌다. 미국 연예 가십 매체 TMZ는 "오른쪽 귀가 드러난 사진에 상처가 없다. 그가 (총알에) 맞았는지 자체가 여전히 약간 미스터리"라고 했다. 또 "기록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한 것일 수도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피격 직후 귀와 뺨에 피를 흘리면서도 불끈 주먹을 쥐어 보이며 "싸우자(Fight)"고 소리치면서 의연함과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그에게 연대감을 표시하기 위해 공화당 지지자들이 귀에 거즈를 붙이고 나서면서부터 귀에 붙인 패치는 트렌드가 됐다. 이후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큰 격차로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