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열풍에 눈뜨자마자 '카페인 수혈'을 외치던 커피 공화국 한국에서 디카페인 커피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6521t으로 5년 전인 2018년(1724t) 대비 27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도 3371t으로 전년(2833t) 대비 약 20%나 늘었다.
디카페인 커피는 뜨거운 물이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카페인을 90% 이상(한국 기준) 제거한 원두로 제조하는 음료다. 과거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디카페인 제품의 맛과 품질이 점차 향상되면서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다양한 커피의 맛과 풍미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까지 수요가 확대됐다.
실제로 컴포즈커피는 올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누적 판매량이 5000만잔을 돌파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컴포즈커피는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수요에 발맞춰 지난해 8월부터 디카페인 원두를 일부 매장을 통해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중이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1인당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카페인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증가했다"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로우스펙(Low Spec)' 열풍이 지속되면서 디카페인 커피의 인기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디카페인 커피를 도입한 스타벅스 코리아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지난 5월 1억잔을 돌파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디카페인 커피는 출시 이듬해인 2018년 누적 판매량 1000만잔을 넘겼고, 2022년에는 2000만잔을 판매하기도 했다. 최현정 스타벅스 코리아 식음개발담당은 “언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자리매김한 디카페인 커피는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디카페인 커피 시장의 저변을 넓힌 스타벅스는 앞으로도 디카페인 음료를 즐기는 고객들을 겨냥한 차별화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히 늘어가는 수요로 인해 디카페인 커피를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아닌 편의점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부터 전국 200여개 점포에서 ‘세븐카페 디카페인’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카페인 없이도 부드럽고 고소한 커피의 풍미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수십번의 테스트를 거듭했다. 그 결과 일반 세븐카페 원두와는 다른 브라질(69%)과 콜롬비아(31%)의 원두를 적절히 블랜딩한 디카페인 전용 원두를 개발해 사용 중이다. 또 일반 커피전문점과 달리 추가금 없이 일반 세븐카페와 동일 가격을 적용해 고물가시대 디카페인족의 가격 부담도 덜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달 매장 내 디카페인 커피 제품(음료·믹스·원컵)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7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전 지점에서 디카페인 커피 구매가 가능하도록 판매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