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원숭이 무서워 안가요'…태국 원숭이도시 때아닌 곡소리

'원숭이 도시' 태국 롭부리
사나워진 원숭이로 관광객 급감

'원숭이 도시'로 불리는 태국 관광명소 롭부리에서 굶주린 원숭이들이 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였으나, 원숭이의 공격성으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줄면서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22일 KBS는 원숭이들이 롭부리 거리를 점령하고 집단 패싸움까지 벌일 정도로 사나워지면서 최근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들은 사람이 버린 음료를 뒤지고, 움직이는 차량에 올라타거나 길가는 사람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사나워진 원숭이로 인해 관광객은 급감했고, 가게들 또한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문을 닫았다.

[이미지출처=X(엑스)]

수도 방콕에서 동북부로 140㎞가량 떨어진 롭부리는 원숭이로 유명한 지역이다. 당초 관광객들은 이곳에 있는 원숭이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으며, 먹이를 주기도 했다.

풍족한 환경으로 인해 원숭이 개체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들은 주거지를 침입하는 등 주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원숭이 수백마리가 도로 한가운데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교통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에 태국 당국은 지난 3월 결국 '원숭이 퇴출 작전'에 나섰다. 당국은 도심 여러 곳에 우리를 설치해 원숭이들을 포획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대규모 중성화 수술로 개체 수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타이 천연자원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존부서의 아타폴 차로엔슌사 사무총장은 "인간이 원숭이를 다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원숭이가 인간을 다치게 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야생동물 전문가들과 협력해 일정한 수의 원숭이들이 도시에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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