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음료 프랜차이즈 공차가 인기 PC 게임 ‘파이널 판타지 14’ 컬래버레이션으로 선보인 키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캐릭터 키링을 얻기 위한 게임 마니아 및 리셀러들이 대량으로 음료를 사재기한 후 폐기를 요구하며 매장이 마비된 탓이다. 이벤트 매장이 수도권에만 몰린 탓에 지역 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공차는 이달 17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이벤트 기간 행사 음료 3종 중 1잔을 포함해 1만원 이상 구매 시 파이널 판타지 14 캐릭터 뚱냥이, 뚱보초코보, 모그리가 그려진 키링 3종 중 하나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이 인기인만큼 팬들은 물론 리셀러까지 매장에 몰렸다. 이벤트 3일 차인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키링을 받기 위해 음료를 수십잔 시킨 뒤 키링만 가져가고 음료는 버려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목격담이 줄을 잇고 있다.
수십잔을 만들고 버리기까지 해야 하는 주문이 이어지자 매장 직원들도 울상이다. SNS에는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 보여 질문도 못 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손님이 몰리면서 정작 음료를 마시기 위해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한참 대기해야 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매장 앞에서 "이벤트 때문에 샀다"며 대량으로 시킨 음료를 무료 나눔 받았다는 경험담이 알려지자, 공짜 음료를 위해 일부러 이벤트 매장을 찾는 사람까지 몰려들고 있다.
지역 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키링 증정 매장이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공차는 키링 수령 매장을 서울 18곳, 부산 2곳, 대구 1곳, 울산 1곳, 충청 1곳으로 정했다. 강원, 전라, 제주는 행사 진행 매장이 전무하다. 부산은 단 2곳뿐인데 그나마도 하나는 김해공항국내선점이다. 국내선 출국장에 위치했기 때문에 수속을 다 밟고 나서야 방문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이벤트 매장이라고 공지하지 않았던 곳에서도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혼선이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사재기와 음료 폐기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들은 “이벤트 기간 음료 구매 제한 등 대책을 내놨다면 음료수가 버려지는 일은 없었을 것”,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등 사재기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면 다양한 소비자에게 구매 기회가 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