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둔화 우려에 숨 고르던 화장품株…다시 달리나

가성비 소비 확산, 인디브랜드 선호도↑
ODM 기업 가치 재평가 '주목'
비상장 브랜드 인기 "K뷰티 지속가능성 증명"

수출 모멘텀 둔화 우려에 한동안 숨 고르기를 지속하던 화장품주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일부 실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황이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소형 브랜드의 생산을 돕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업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17일 기준 전거래일 대비 8.41% 상승한 16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브이티(14.4%), 아이패밀리에스씨(6.8%), 씨앤씨인터내셔널(5.9%), 실리콘투(4.9%), 마녀공장(4.0%), 에이블씨엔씨(3.3%), (2.7%), LG생활건강(2.5%), 클리오(2.3%) 등 화장품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최근 화장품 섹터에 수출 모멘텀 둔화로 인한 차익 실현 압박이 있었지만, 이는 강한 업황과는 별개로 나온 조정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은 기업별로 편차는 있겠으나 성장 추세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오지우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가성비 스킨케어 및 선케어 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품질도 뛰어난 K-뷰티 제품들이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K-인디 브랜드의 성장과 자외선 차단제 성수기 수혜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할 전망"이라며 "아울러 대형 브랜드사 중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 효과에 코스알엑스 연결 편입이 더해지며 영업이익이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에서 가성비 위주의 소비가 유행하면서 ODM 산업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 내 여러 업태 중에서도 ODM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고물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가성비 구매가 유행하는 가운데,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화장품 ODM 산업의 리레이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중소형 브랜드의 생산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ODM 기업이 인디 브랜드 호황기에서 큰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 브랜드의 수출 성장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DM 기업과 함께 국내 비상장 브랜드의 성장이 견조하다는 점 또한 화장품 산업이 활황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상장 브랜드 기업의 이익률 제고 및 ODM 기업의 마진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제조와 브랜딩이 이원화된 한국 화장품 산업 구조가 업황 호황과 맞물린 결과"라며 "특히 유망 화장품 기업인 코스알엑스와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33%, 49%에 육박하고 인건비, 감가비 등 고정비가 상당히 가벼워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상장사의 매출 성장세가 상장사 못지않고 매년 '샛별'과 같은 기업이 등장한다"며 "올리브영 카테고리별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들의 과거 3개년 실적이 K뷰티 트렌드가 지속 가능함을 입증해준다"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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