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공식 취임한 홍명보 감독이 외국인 코치진 선임을 위해 유럽 출국길에 나섰다. 15일 홍명보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 축구팀을 이끌어갈 외국인 코치진 선임이 이번 유럽 출장의 핵심 목적"이라며 "그분들이 지금까지 가지고 온 축구에 대한 철학,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등을 감독인 내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어 그는 "현대 축구의 핵심은 분업화"라며 "코치진을 세분화시키고 (그들의) 전문성을 끌어내 극대화하는 게 내 몫이다. 어떤 코치를 선임하느냐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그동안 많은 외국인 코치가 한국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지만 그렇게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한국인 코치와의 관계 등을 내가 잘 조율해가며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지 생각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대표팀 축구를 추구하겠느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지금 대표팀은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팀이기에 하나부터 열까지를 다 바꿀 수는 없다. 선수들이 팀에 들어와서 편안하고 즐겁게, 강한 마음으로 축구 경기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앞서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어떻게 하면 강한 팀, 또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내 머릿속에는 가장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주호, 이영표, 박지성 등 동료 축구인들이 축구협회의 불합리한 행정을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선·후배 (관계)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 누구든지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잘 담아서 가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것들은 팀에 잘 반영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저는 이제 현장에 있는 사람이고, 대표팀을 이끌어 가야 하는 사람인 만큼 그런 의견들을 잘 받아서 대표팀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축구 팬들을 중심으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5일 정 회장을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협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수많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이며 홍 감독의 연봉을 제대로 상의하지 않은 상태로 결정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폭로하자 협회 측이 법적 대응을 시사한 데 대해서는 "박주호 씨뿐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마저도 모르게 독단적으로 감독을 내정하는 후안무치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