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노조 '한진家 경영권 방어용 합병 결사반대'

아시아나항공 산산조각내는 인수합병 반대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배임 고발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앙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기업 결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노동조합과 일반직 노동조합이 양사 합병 반대를 촉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충분히 자생력이 있음에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산산분해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도 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들이 에어인천으로 강제 승계된다면 단체로 사직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과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앙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한예택 APU 수석부위원장은 "국내 항공시장 60% 이상을 점유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독과점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경쟁 약화로 서비스 질도 떨어질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중 누구도 책임 있는 자세로 합병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위원장도 "합병 당시 '메가항공사'가 탄생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국적항공사의 핵심 자산인 슬롯을 영국, 중국, 터키,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등에 연이어 내어주고 화물사업부도 분리매각했다"라며 "팔다리 다 자르고 한쪽 폐마저 내놓으라는 타국의 횡포에 자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KDB산업은행과, 국토부 등 정부 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차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거래가 무산된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000억원을 우회지원하며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줌과 동시에 주채권은행으로 자금회수를 빠르게 마무리할 방법을 총동원했다"라며 "결국 이번 인수합병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에 그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고용 승계 불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도성 APU 위원장은 "APU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직원들의 고용과 처우 등을 논의하고자 대한항공 노조를 통해 현업에 입장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지만 어떤 답을 주기는커녕 공식 문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도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분 분리매각 결사반대 의견을 냈고 책임자로부터 이를 받았다고 답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접촉은 법적 우려가 있다"며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을 것이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APU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에어인천으로 매각되면 전원 사직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B747, B767 운항 승무원들은 지난 1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른 기종 조종사들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라며 "EC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도 고용인 만큼 직접 찾아가서 현 상황을 알리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조는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에 도입돼야 할 A350 2대를 어떠한 대가를 받지도 않고 대한항공에 이관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됐다는 이유다. 한 부위원장은 "대한항공에 넘기지 않고 운용했다면 연간 수십억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 이를 무상으로 넘긴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A350 도입 대수 변경 없이 도입 일정만 바꾼 것이라 경영진 배임과는 무관하다"라며 "대한항공의 A350 항공기 도입은 대한항공과 에어버스간 체결된 계약이므로 당사가 그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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