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선 좌파연합 '깜짝' 1위 전망…극우 정당은 3위로 밀려나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 1차 투표에서 선두였던 극우 국민연합(RN)과 그 연대 세력은 3위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됐다. 원내 과반을 확보한 정당은 나오지 않아 향후 정부 운영 시나리오가 복잡하게 됐다.

좌파연합 '깜짝' 1위 예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프랑스 매체 BFM TV는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이 178~205석, 범여권은 157~174석, RN은 113~14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좌파 연합이 180~20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64~174석, RN이 120~130석이었다.

이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결과 이후 극우 정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1차 투표에서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좌파 연합은 28%, 범여권은 20% 득표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 후보의 당선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결선 투표 결과로 의회 권력 장악을 눈앞에 뒀던 RN은 다시 한번 프랑스 정치권의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됐다.

총선 결과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좌파 연합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감사하며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유권자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 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했고,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오늘 저녁 프랑스는 RN이 집권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막판에 3위로 추락한 RN은 유감을 표했다.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국민의 편에 서겠다"며 "야당으로서 한층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헝 의회' 또다시 연출…총리 인선 난항

총선 결선 투표 결과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비장악 입법부)'가 또다시 연출됐다.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과반에 미달한 245석을 얻었다. 프랑스 집권 세력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다수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총리 인선 절차는 안갯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지만, 하원에서 총리를 비롯한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거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통상 하원 다수당의 지지를 얻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관례가 있다.

현재 1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정부 구성권을 줘야 한다고 압박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정당 LFI에는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을 태세다. 이에 따라 향후 총리 임명 과정에서 NFP 측과 갈등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내 2당이 된 범여권 내에서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한때 차기 총리 배출이 유력시됐던 RN은 원내 3위 진영으로 밀리면서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사실상 잃게 됐다.

아탈 총리 6개월 만에 사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사진)는 이날 프랑스 총선 출구 조사 결과 범여권이 1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겠다고 밝혔다. 아탈 총리는 교육부 장관직을 수행하다가 올해 1월 5공화국 최연소 총리로 발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결정으로 6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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