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적자 늪' LG디플, 본사 직원 마곡·파주로 이동

현장근무 강화 방침 일환
본사 이전 "검토할 사항"
제조·생산 희망퇴직 확대

LG디스플레이가 본사 직원을 마곡과 파주 사업장으로 근무지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근무를 강화한다는 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마곡 사이언스파크와 파주 생산라인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통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지 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원의 근무지가 바뀌면서 본사 이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년 연속 연간 적자가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LG트윈타워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 고위 관계자는 파주사업장으로 본사 이전 여부를 묻는 말에 "경영을 더 잘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철동 CEO가 엔지니어 출신이기도 하고, 현재 대부분의 시간을 파주에서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영업적자가 4조7653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6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엔 1조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 CEO의 의지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CEO는 취임 당시 "회사가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실적 턴어라운드(회복)가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사 이전과 관련해 회사 측은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는 노조와 협의해 구미와 파주사업장의 만 30대 이상, 근속연수 3년 이상의 제조·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만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범위를 확대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36개월 치 고정급여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희망퇴직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 CEO 취임 이후 LG유플러스에 경기도 파주시 덕은리 일대 부동산을 1053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에는 파주·구미 사업장의 일부 생산라인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5조3교대 시행을 공지하기도 했다. 근무제가 바뀌면 5개 조가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눠 일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급여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산업IT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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