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K-푸드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음식료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라면과 냉동김밥 관련주가 급등한 가운데 발빠른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식음료주를 찾아 나섰다. 지난해 가공식품 수출 추이를 보면 라면, 김치, 장류 등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고추장과 간장 등 소스류 수출이 늘면서 샘표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삼양식품 주가는 233% 올랐다. 핫도그와 냉동김밥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양 주가도 126%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는 1.4% 올랐고 음식료품 업종 지수는 39.3% 상승했다. 샘표식품 주가는 이달 들어 27.7% 올랐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3.45%에서 4.66%로 높아졌다.
불닭볶음면을 시작으로 한국인의 음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간장과 고추장 등 기본 소스류 수출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소스류 전체 수출은 지난해 3억8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1억3093만달러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별 비중도 미국이 23%로 가장 큰 수출 시장으로 자리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강'으로의 이미지 확장과 한류를 기반으로 한 K-푸드 관심 증대로 미국향 한국 가공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한국 색이 다소 강한 품목인 김치와 장류는 전년 대비 각각 37.4%, 32.9%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추장의 약진은 제2의 굴소스나 스리라차 소스의 도약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며 "K-푸드가 라면에서 길거리 음식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샘표식품은 오래전부터 해외 진출을 위해 투자를 지속했다. 2000년에 샘표푸드서비스(SFS)를 설립해 미국 내 유통망을 확보했다. 샘표식품은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핵심가치 실현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완두간장, 유기농 고추장은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식음료 어워드(FABI), '맛의 혁신 쇼' 어워드를 수상했다. 고기양념소스, 간장, 고추장, 면류, 김 등은 미국 현지 시장 입점 기회와 매출이 늘고 있다. 콩발효 기술을 통해 선보인 유기농 연두는 유럽 전용 V-레벨 비건 인증을 취득했다. 유럽 권역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높은 성장을 보였다.
샘표식품의 해외 사업은 박진선 샘표식품 장남인 박용학 상무가 이끌고 있다. 해외 사업을 통해 능력을 입증하면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승계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 제천시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해 미국 내 온라인 채널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검색이 늘면서 샘표식품 브랜드 노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K-푸드 인기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나라 한인 마트에서 나아가 주요 채널에 입점하고 있다"며 "K-푸드 인기 품목이 점차 다양해지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