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경기침체기 우량자산으로 손꼽히는 서울 오피스 매매가 되살아나고 있다. 공실률은 떨어지고 임대료는 오르는 모습이다. 20일 KB경영연구소 발표한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보고서는 젠스타메이트의 오피스 지수를 바탕으로 서울 오피스 투자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2023년 1분기~2024년 1분기)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88%로 집계됐다. 최근 5년(2019년 1분기~2024년 1분기) 평균인 4.8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김태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오피스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도 하고,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경기가 안 좋을 때 오피스는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물건이 나오면 시장에서 거래가 빠르게 이뤄지고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피스 임대가격도 급상승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2022년 1분기 100에서 2024년 1분기 120.2까지 20% 올랐다.
서울 오피스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서 거래 총액도 늘어났다. 김 연구위원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20조600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분기 24조원까지 반등했다"며 "덩달아 매매가격 지수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KB 경영연구원 보고서는 "공급과잉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를 일으켰던 물류창고는 올해를 기점으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젠스타메이트 집계에 따르면 물류창고 공급은 지난해 270만평(수도권 215만평·비수도권 55만평) 규모까지 늘어났었다. 공급이 급등한건 2021년부터다. 2020년까지만 해도 84만평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112만평, 2022년에는 161만평까지 증가했다. 물류창고가 갑자기 쏟아지자 공실률도 뛰었다. A급 물류센터의 공실률 추이를 보면 2021년 1%에서 2020년에는 10%, 지난해에는 19% 올라갔다.
보고서는 "물류창고 시장이 나빠지고, 금리와 공사비까지 올라가자 부동산 PF 부실로 물류창고 미착공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공급 감소 폭이 확대돼 수급 안정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공실률이 11%였던 상온 물류센터에 비해 공실률이 42%까지 올라갔던 저온 물류창고는 공실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상가 쪽은 열악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지수에 따르면 소규모 상가(주 용도 상가, 2층 이하·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올라갔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수치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공실률은 7.3%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년 1분기 5.6%)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백화점과 무점포 소매업 중심으로 소매판매액지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전문소매업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업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