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우려에 주가 급락했던 어도비…모처럼 '불기둥'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한 가운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용자가 AI 도구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어도비 주가는 장 마감 이후 급등했다.

어도비는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공개한 회계연도 2분기(3~5월) 실적에서 매출이 5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ES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2억9000만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주당 순이익도 4.48달러로 집계돼 역시 전망치(4.39달러)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올 들어 부진했던 어도비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5% 급등했다. 생성형AI 경쟁이 본격화하며 업계 '공룡'인 어도비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된 영향이다.

어도비는 지난해 상반기 자사 생성형AI 파이어플라이를 선보이고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에 이를 통합하며 AI 붐에 올라탄 바 있다. 하지만 디자인 플랫폼 업체 피그마 인수가 좌절된 가운데 강력한 경쟁 업체로 떠오른 호주 캔바가 올 초 그래픽 툴 어피니티를 인수, 생성형AI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자 성장 둔화 우려가 강조됐다. 어도비 주가가 올해 전날까지 23% 하락한 이유와 무관치 않다.

어도비의 AI 제품이 시장에서 표준으로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어도비는 3분기(6~8월) 매출은 53억3000만달러~53억8000만달러에 이르고, 주당 순이익은 4.5달러~4.55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어도비는 연간 예상 매출을 214억~21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주당 순이익도 18~18.2달러로 높였다. 댄 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남은 회계연도까지 새로운 창조적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일러 래드케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어도비에 대한 시장 반응은) 다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와 긍정적인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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