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또 소환…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

상무부, 이달 소환장 발부

미국 정부가 자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대(對) 중국 수출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며 재차 소환을 요구했다. 미국·중국의 첨단기술 패권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대중 수출 규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미국의 감시 조치가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대중 수출 통제를 위반해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한 혐의로 이달 소환장을 발부했다. 상무부의 소환 요구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같은 문제로 법무부 조사를 받는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에서도 소환장을 받았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최근 상무부의 소환 요구 사실을 확인하며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크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문제와 관련한 손실이나 벌금의 규모도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정부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한국 자회사를 통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에 반도체 장비를 불법으로 수출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해 조사에 착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사추세츠에서 생산한 수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장비를 한국 자회사로 운반한 뒤, 다시 SMIC로 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 위반에 해당한다. 미국은 SMIC가 중국군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2020년 12월부터 수출통제 대상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 SMIC에 첨단 반도체나 장비를 수출하려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경쟁하면서 수출 규제 조치 등을 도입해 중국을 기존 공급망에서 적극 배제하고 있다. 이번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조사도 대중 반도체 규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기업들의 규제 회피 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올해 2~4월 전체 매출의 43%가 중국에서 발생해 조사 결과에 따라 경영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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