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지도부의 주말 회동이 취소됐다.
국민의힘의 추경호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오후 시내 모처에서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을 연기하고 회동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평행선 대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공개 만찬인데 일정이 공개돼 상호 신뢰가 깨진 것 같다"며 "진중하게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모든 일정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여야가 협의해 오늘 만남을 연기한 것"이라며 "조만간 다시 만날 날짜를 잡아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신의의 원칙이란 비공개 회동에서 오간 논의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을 때나 성립하는 것"이라며 "여야 지도부의 만남 자체를 비공개로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여당의 회동 연기 요청의 배경에 이날 이재명 대표의 국민연금 개혁 관련 기자회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소득대체율 44% 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여당 지도부도 내부 논의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현재 여야는 원 구성을 두고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중 법안 최종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통령실을 관장하는 운영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맡고 여당이 7개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에 따라 민주당이 차기 국회의장을 배출하는 만큼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하고, 운영위원장도 집권당 몫이라고 맞서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개원 직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이 선출돼야 한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다음 달 5일 열리기 때문에 이틀 뒤인 7일이 원 구성 협상 시한이다.
여야가 원 구성 합의에 실패해 민주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한다면, 22대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민주당은 전 상임위원장을 가져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