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위기이자 기회다. 앞으로는 AI 전환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권영준 삼성SDS 연구소장(부사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가 기업에 핵심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어떤 영역부터 이를 적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도입이 가장 필요한 업무는 무엇인지, 어떤 모델을 어디까지 도입할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부사장은 AI를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정비를 강조했다. 기존 데이터를 가공해 활용할 뿐만 아니라 AI 모델에 맞는 형태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 부사장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가 AI를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극비 문서나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를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AI 전환을 돕기 위해 삼성SDS는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과 '패브릭스'를 출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업무에 빈번하게 사용하는 메일, 메신저, 문서 관리 등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인 패브릭스는 기존 사내 시스템과 생성형 AI를 원스톱으로 연결한다.
서비스뿐 아니라 컨설팅도 제공한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실제 효과를 분석해 적합성을 검토해준다. AI 구축에 필요한 제반 환경 제공부터 거대언어모델(LLM) 선정, 모델 파인튜닝(미세조정) 등 모델 구축, 유지·보수, AI 활용 교육에 이르기까지 통합 지원한다.
삼성SDS도 업무 환경 전반에 생성형 AI를 접목했다. 브리티 코파일럿 정식 출시 전부터 사내 임직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 결과, 회의록을 작성하는 시간은 기존보다 75% 이상, 메일 작성 시 내용 요약이나 초안 작성에 걸리던 시간은 66% 이상 줄었다.
권 부사장이 이끄는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효율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봤다. 코드 분석과 소프트웨어(SW) 테스트를 지원해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AI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가 정비되고 임직원 개인의 암묵적인 노하우가 공유되는 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관리자 입장에선 데이터 기반 예측을 조직 관리에 적용해 회사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권 부사장은 "올해는 비즈니스별로 AI를 적용한 다양한 사례들이 생길 것"이라며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관망하던 기업으로도 적용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부사장은 오는 22일 아시아경제가 주최하는 미래기업포럼에 패널로 참석한다. AI 시대를 평가하고 왜 AI 전환이 필요한지에 관해 토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