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행정안전부는 향후 석 달간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아 '기상 가뭄'이 없을 것이라고 9일 전망했다.
'기상 가뭄'은 특정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 강수량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일정 기간(최근 6개월 누적)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6개월의 표준 강수 지수에 따라 '약한-보통-심한-극심한'의 4단계로 기상 가뭄의 정도를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보통 봄철 강수량은 겨울 다음으로 적다. 겨울에 강세를 보이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 연안 저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 늦은 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빈도가 낮고, 이동 속도도 느려 기온이 상승하면서 건조하고 맑은 날이 지속된다. 5월 중순부터 장마 전까지는 건기가 지속된다. 우리나라의 봄, 특히 여름 직전의 봄은 물이 부족하고 가뭄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다.
봄철의 비는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간 이후 중국 연안에서 발생한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내리거나, 이동성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의 기압골에서 비가 내린다. 일본 남해상에는 강한 하층 제트기류가 흐르는데, 이 제트기류가 남쪽의 따뜻한 수증기와 열을 계속 이동시키면서 봄철 강수대를 형성한다.
행안부는 이달부터 7월까지 전국 가뭄 상황에 대한 예·경보를 발표했다. 5월과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고, 6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 가뭄 일수는 31.4일이었고, 2022년은 157일에 달해 극심한 기상 가뭄을 겪었다. 기상 가뭄을 측정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역대 2위의 대가뭄이었다. 남부지방은 기상 가뭄이 중부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심한 편이다. 지난해 중부지방은 평균 26일이었지만, 남부지방은 36.6일을 기록해 10일 이상 기상 가뭄 일수가 많았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90.4%로 평년(78.0%) 대비 115.9% 수준이다. 생활·공업용수 주요 수원인 다목적댐 20곳과 용수댐 14곳의 저수량은 각각 예년의 152.9%, 161.9% 수준으로, 모든 댐이 정상 관리되고 있다.
다만 인천 중구와 옹진군, 전남 진도군, 경남 통영시 등 일부 섬 지역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운반급수 등 비상 급수를 하고 있다. 정부는 기후변화로 기상 가뭄의 연별, 지역별 발생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뭄 상황을 매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가뭄 예방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