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대우건설이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최장 2개월의 '유급 휴직제' 도입에 나섰다. 건설 경기 불황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노사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사는 최근 유급 휴직 시행 시기와 그에 따른 직원 일정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리프레시 휴직'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제도는 시행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다. 임원급을 제외하고 휴직 기간은 15일씩 총 1개월(희망 시 최장 2개월), 급여는 기본급의 50%를 지급하는 안이 유력하다. 대우건설은 세부 사항을 확정해 이번주 중 공지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국내 주택 경기가 침체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인건비 절감에 나서게 됐다. 인건비의 경우 급여와 복리후생비, 임차료 등과 함께 판관비에 포함이 되는데 이를 줄여 영업이익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최근 본사 직원들의 현장직 지원도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873억원, 영업이익은 1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35.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15억원으로 같은 기간 6.9% 줄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의 경우 11조6478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6625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과거에도 유급 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2018년 하반기 플랜트사업본부 직원들은 2개월간 유급 휴직에 들어갔다. 다른 본부도 신청자가 있다면 유급 휴직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같은 해 상반기 대우건설은 개별 기준 30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플랜트 부문에서만 774억36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인건비 절감에 나서게 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노사 조율이 막바지 단계인 줄로 안다"며 "조만간 공지된다는데 내부 반응은 입장 따라 각양각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일과 삶의 균형 있는 업무환경 지원이라는 목적도 있다"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차질이 없게 본부별로 일정 조정과 인수인계 등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