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대형 세단에서 BMW 판매량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메르세데스벤츠를 넘어섰다. 전기차 영역에서 희비가 엇갈린 영향이 컸다. 벤츠는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EQS를 내놨지만 BMW는 내연기관 7시리즈와 흡사한 형태의 전기차 i7을 내놓으면서 기존 7시리즈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BMW의 대형 세단 7시리즈(전기차 포함)의 국내 판매량은 987대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세단인 S클래스(전기차 EQS·마이바흐 포함) 판매량 960대를 웃돌았다.
지난해까지 S클래스는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1만2071대로, 7시리즈(4545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두 차종 모두 지난해 10월 2024년형을 선보였는데, 올해 2월부터 BMW 7시리즈가 앞서기 시작했다. 7시리즈는 지난 2월 한 달간 총 410대가 팔려 S클래스 판매량(338대)을 앞섰다.
전기차 판매량이 격차를 벌렸다. 올해 1분기 전기차 i7 라인업 판매량을 제외한 7시리즈 판매량은 807대다. S클래스 판매량 937대에 아직 크게 못 미친다. 월별 판매량도 모두 S클래스가 앞섰다. i7 라인업 판매량이 180대로 EQS 라인업 판매량 23대를 압도한 것이다. i7은 BMW 7시리즈와 구동계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외형과 옵션을 갖췄지만 EQS는 기존 내연기관 S클래스와 완전히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 외양과 성능이 판이하다.
업계 관계자는 "BMW는 별도의 전기차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같은 플랫폼, 다른 구동계' 전략으로 기존 7시리즈 형태의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을 끌어들였다"며 "고급 대형 세단을 원하는 이들이 이질감 없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