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교권 하락으로 최근 교사 선호가 급락한 가운데 2024학년도 교대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감소와 임용 대란 위기로 교육대학들이 신입생 수를 대거 줄였음에도 정시 합격선이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종로학원이 최근 전국 9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서울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청주교대·부산교대) 합격선 분석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전년과 비교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 교대 최종 등록자의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평균 등급은 전년 2.6등급에서 올해 3.1등급으로 0.5등급 하락했다. 등록하지 않은 합격자까지 포함하면 합격선은 더 하락했다는 것이 학원 측의 전언이다. 수능 영역별 최저합격선도 공개했는데,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6등급을 받은 학생들도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각의 과목에서 최저 6등급을 받고 합격한 학생이 있다는 의미로, 한 학생이 복수 과목에서 6등급을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합격자의 수능 4과목 평균 등급 최저치는 3.88등급"이라며 "보통 교대는 지방 교대라고 하더라도 내신 1∼2등급, 수능도 2등급 대가 합격하는 것으로 인식했는데, 이렇게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교대는 자체 환산점수(대학별로 과목별 가산점을 달리 잡아 계산한 것)를 공개했는데, 2023학년도 평균 636.2점에서 2024학년도 628.5점으로 7.7점 하락했다. 자체 환산점수를 공개한 대학 중 전주 교대는 738.3→666.0점, 진주 교대 689.9점→641.7점, 춘천 교대 466.2→460.6점 등으로 모두 점수가 하락했다.
합격자의 수능 평균 등급을 공개한 대학 중 청주교대는 2.5→3.2등급, 진주교대 2.7→3.2등급, 춘천교대 2.8→2.9등급 등으로 모두 등급이 떨어졌다.
수능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점수를 공개한 부산교대는 81.7→81.1점, 광주교대 85.5→78.1점으로 낮아졌다.
9개 교대의 합격선은 일제히 낮아졌지만, 전국 13개 교대 및 초등교육과 정시 경쟁률은 3.20대 1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 점수를 맞추지 못한 학생이 많아져 수시 이월이 대량 발생, 정시 모집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년에도 합격선 상승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연간 3000명 규모인 초등교원 연간 선발 인원은 2028년 1800명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임용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불거진 교권 추락 문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