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 뜻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회초리 맞으며 반성'

이재명 영수회담 요청에 "열려있어…최소한 시간 필요"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4·10 총선 참패와 관련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죄송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전했다.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뜻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공개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는 모자랐다"고 자평했다. 이에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민생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무리 발언 그리고 이어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도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국민을 위해서 못 할 게 뭐가 있느냐'고 이야기했다"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고 앞으로 대통령인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더 잘해나가겠다. 장관들과 공직자들도 국민과의 소통을 비롯해서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민심과 관련해 어릴 적 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맞을 때 뭘 잘못했고, 어떻게 할지 반성한다면 회초리의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며 "결국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되는 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기자에게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 안에 답이 포함돼 있다"며 "모두가 다 열려있다"고 전했다.

다만 22대 국회의 원 구성, 여당의 지도체제 구축 등 상황을 지켜본 후 어떤 시점이 국회와 소통하기 적절한지는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윤 대통령이 소통을 적극 언급했고, 새로운 소통 방식에 기자회견,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 재개 등이 언급되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이 관계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소통 방법을 고민했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 이제 여건이 싹 맞지는 않아서 미뤄온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지금 언급하신 부분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질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