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국내외 디지털화폐 실험 본격화

한은 '2023 지급결제보고서'

한국은행이 올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아고라 프로젝트 등 CBDC에 관련된 국내외 실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은은 15일 '2023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기관용 CBDC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세 가지 종류의 민간 디지털통화를 발행·유통할 수 있는 'CBDC 네트워크'를 시범구축 할 예정이며, 예금 토큰의 경우 최대 10만명의 국민들이 참여해 상거래에서 민간 디지털통화의 효용을 직접 체험하는 실거래 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탈중앙화 방식의 가상자산들과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을 통제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는 기관용(도매용) CBDC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특히 디지털화폐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특정 사용처에서 특정 물품 구매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적용된 예금 토큰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범용(소매용) CBDC의 경우 기존의 우리나라처럼 소액 지급수단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민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크게 차별화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은은 토큰화된 예금과 기관용 CBDC를 활용해 통화시스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아고라(Agor?)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한은 차원에서 올해 시행하는 CBDC 활용성 테스트와는 다른 내용이다. 활용성 테스트는 국내 지급결제 환경에서 실제 상거래를 통해 민간 디지털통화의 활용 사례를 점검하는 반면, 아고라 프로젝트는 주요국과 협업해 국가 간 지급결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한은은 이달 국제결제은행(BIS), 5개 기축통화국 등 7개국 중앙은행 및 민간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국제금융협회(IIF)와 공동으로 민간·공공 협력 프로젝트인 아고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추후 BIS와 IIF는 프로젝트 참가국 민간 금융기관 등에 대한 참가 모집공고를 게시할 예정이다.

한은은 그간 각국이 진행해온 국내 사례 중심의 실험을 넘어 국가 간 지급결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은은 "주요 기축통화국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단순 기술실험을 넘어 향후 실제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한국이 처음부터 참가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주요 중앙은행, 글로벌 상업은행과의 공동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국내 민간기관이 신규 사업영역을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금융부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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