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미친 인재전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 엔지니어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 앞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소송을 건 이유도 이러한 인재확보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가 대규모 보상을 제안하며 테슬라의 엔지니어를 공격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면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자사 AI엔지니어들의 급여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AI 엔지니어 확보전에 대해 "내가 본 것 중 가장 미친 인재전쟁"이라고 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AI 붐 이후 주요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실리콘밸리 내 인재경쟁은 한층 심화한 상태다. 머스크 CEO는 앞서 테슬라의 AI 핵심인재인 머신러닝 과학자 에단 나이트가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xAI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픈AI로 합류하려 했기에 xAI로 빼올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AI 전문 인재를 두고 빅테크 간 확보전이 그만큼 치열함을 시사한다. WSJ는 "기술 기업들이 연간 백만달러의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팀 전체를 영입하고 있다"면서 "AI 기술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원을 재배치하며 다른 기술분야에서는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러한 발언은 최근 머스크 CEO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에게 소송을 제기하며 긴장 구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에단 나이트의 xAI 합류와 관련한 머스크 CEO의 발언은 이번 소송 배경에 AI 경쟁 과정에서의 갈등이 일부 작용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소송 당시 오픈AI가 '인류 이익을 위한 비영리연구소'라는 당초 합의를 등지고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었다.
WSJ는 오픈AI가 챗GPT로 AI 붐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때 오픈AI 공동 창업자였던 머스크 CEO가 xAI를 설립해 이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 매체는 "테슬라의 AI 노력은 지금까지 무인자동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2022년 테슬라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인 것은 단순한 전기차 제조업체 이상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