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침체에 문 닫은 상해SPC…파리바게뜨 해외법인 줄줄이 적자

SPC삼립 손자회사…지난해 11월 사업 정리
코로나19 팬데믹에 내수 침체로 저수익성 지속
"외형 성장에도 영업손실…체질개선 위한 결정"

중국 파리바게뜨에 식자재를 유통하던 상해SPC무역유한공사(상해SPC)가 지난해 청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설립 이후 16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중국 내수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사업을 접은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삼립 자회사인 SPC GFS는 지난해 11월2일 상해SPC를 청산했다. 상해SPC는 중국 내 33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에 식자재를 유통하는 한편, 현지에 SPC삼립의 제과·스낵이나 국내 중소기업 식품을 수출해왔다.

상해SPC, 설립 16년만에 사업 정리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침을 겪은 데 이어 중국 내수 침체로 인해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결국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상해SPC의 지난해 매출액은 145억309만3000원으로 전년(559억5917만원) 대비 74% 이상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억8776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 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기 위해 상해SPC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해SPC는 2007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 사장·허희수 부사장의 개인 회사 에스피씨의 중국 법인으로 최초 설립됐다. 당시 매출은 1억~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SPC GFS가 상해SPC의 지분을 100% 인수한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상해SPC가 중국 각지에서 흩어져 이뤄지던 파리바게뜨 식자재 유통을 전담하게 되면서 매출이 수십 배 뛰었다. 2021년 기준 600억원대까지 확장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외형 확장은 이뤄지만, 영업실적이 저조했다. 상해SPC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500억~600억원대 매출고를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대에 그치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것이다.

다만, SPC그룹은 중국 파리바게트 매장 운영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입장이다. 그룹에 따르면 중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2021년 309개에서 2022년 300개로 줄었지만 현재 330여개로 늘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식자재 유통보다는 국내 식소재 수출 관련 저수익성이 상해SPC 청산 결정의 배경"이라며 "중국은 유동성, 정책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이 다시 확장되면 법인을 재설립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중국 등 해외법인, 줄줄이 적자

파리바게뜨 중국 법인을 비롯해 SPC그룹의 해외 법인들은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SPC그룹의 지주사격인 파리크라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법인은 2019년 2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1789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듬해 2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지만, 2022년 다시 16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중국 법인은 2019년 240억원,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2억원 당기순이익으로 흑자를 달성했지만, 이듬해 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도 마찬가지다. 미국 파리바게뜨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매출이 1221억원, 당기순손실은 559억원까지 확대됐다. 2021년 매출은 1500억원을 회복했고, 당기순손실도 11억원까지 줄였다. 하지만 2022년의 경우 매출은 2960억원으로 급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당기순손실을 75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기준 파리크라상 해외법인 가운데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미국에서 들여온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싱가포르가 유일했다. 파리크라상은 이날까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SPC삼립의 경우 지난해 청산된 SPC상해 외에도 해외 법인인 삼립싱가포르가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7억원에서 손실폭이 늘어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도 41억원으로, 전년(50억)보다 줄었다. 영업손실(14억)과 당기순손실(-12억)은 전년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유통경제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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