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조원 규모로 커진 동남아 온라인사기조직…태국 경찰 급습해 90명 체포

경찰, 호텔 등 8곳에서 조직원 90명 체포
인신매매·취업 사기로 인력 모아 범죄 동원

태국 경찰이 온라인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조직 단속 작전을 벌여 90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30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 특별수사국은 전날 남부 나콘시탐마랏주 차왕 지역 건물과 주택, 호텔 등 8곳을 급습했다. 이날 체포된 것은 중국인 55명과 태국인 35명이었다.

경찰이 압수한 증거품[사진=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태국 현지에 콜센터를 차린 후 가상화폐 투자, 온라인 도박·쇼핑 등과 관련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붙잡힌 인원 중 일부는 범행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컴퓨터 228대, 휴대전화 1037대, 통장 80개와 무기 등을 압수했다.

미얀마·라오스·태국 등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은 온라인 범죄의 온상으로 꼽힌다. 범죄조직들은 인신매매나 취업 사기 등으로 인력을 모아 감금하고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도 중국 조직이 나콘시탐마랏 지역을 근거지로 삼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단속에 나섰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던 온라인 범죄조직이 세계로 확장해 연간 3조달러(약 4000조원)에 달하는 범죄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추정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범죄조직이 급팽창했으며, 동남아에서 시작된 범죄가 세계적인 인신매매 위기로 번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국제 범죄조직이 동남아인 수십만명을 범행에 동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의 온라인 사기 조직에서 강제로 일하던 태국인 9명이 극적으로 탈출해 본국으로 귀국했다.

이들은 높은 임금과 여행 경비를 받고 일하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태국 동부 사깨오주 아라냐쁘라텟과 접한 캄보디아 국경도시 포이펫의 카지노 건물에 있는 중국 범죄조직의 콜센터에서 일해왔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외부로도 나갈 수 없었다고 증언했으며 콜센터에 아직 태국인 약 200명이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등 사기 전화를 거는 역할을 했으며, 거부하면 구타나 살해 위협을 받았다. 여성들은 성매매에 동원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슈&트렌드팀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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