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로 드러난 '새마을금고 직원이 엄마통장에서 출금함'

서류 조작·비밀번호 변경 후 인출
인출 금액 즉각 보존·직원 직위 해제

새마을금고 직원이 어머니의 계좌에서 5000만원을 빼갔다고 주장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MG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 '예적금 보호와 관련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6일 경찰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날 서울의 한 금고에서 신입 직원이 고객의 예금 통장에서 5000만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입사한 신입 직원 A씨는 횡령을 위해 고객의 예금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고, 변경에 필요한 신청 서류도 직접 조작했다. 중앙회는 고객의 통장에서 빠져나간 5000만원을 즉각 보존하고, 직원의 직위도 해제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직원을 수사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직원이 고객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관련 서류를 조작한 황당한 사건"이라며 "횡령 직후 즉각 발각된 만큼 금고의 시스템적인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마을금고 직원이 엄마 통장에서 출금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글쓴이 B씨는 "엄마가 5000만원이 출금됐다면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당했다고 난리가 났다"며 "당장 112 신고하고 집에 갔다"라고 말했다.

B씨는 헬스장에 있던 어머니가 새마을금고에서 900만원씩 몇 차례 출금됐다는 문자가 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어머니는 만지지도 않은 휴대전화로 출금이 이뤄졌다는 걸 알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것이다. 경찰에 신고한 후 계좌는 지급 정지 처리가 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보이스피싱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이후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고, 전화는 "새마을금고 직원인데 잘못 출금했다. 사죄드리고 싶어 집 앞에 찾아왔으니 만나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B씨는 "직원이 무슨 권한으로 어떻게 고객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서 출금하겠느냐"며 "엄마 휴대전화에 새마을금고에서 비밀번호 변경했다는 안내 카톡이 와 있었다. 우리 엄마는 그런 거 한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신고한 경찰분들이 보이스피싱 아니라도 해당 직원의 신원을 확인해야겠다고 했다"며 "우리 집 오늘 다 뒤집어질 뻔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가 고객의 예금 통장 비밀번호를 바꾸고 서류 조작을 했다는 사실을 안 B씨는 "(직원이) 도박한 거 맞다고 한다"며 "엄마한테 알림 안 갈 줄 알고 그런 것 같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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