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주기자
우크라이나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테러 사건과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장 테러 공격에서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의 흔적'을 언급할 것은 예상된 일"이라면서 "러시아 정보당국의 주장은 전혀 지지할 수 없고 터무니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괴한들이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사건 당시 테러범들이 공연장에서 1시간30분 이상 총격을 벌이는 동안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점, 이들이 공연장에 몰고 온 차량에 다시 탑승해 현장을 떠났으며, 러시아 병력이 밀집한 국경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점 등에 의문을 표했다. 러시아 측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포돌랴크 고문은 "결론은 분명하다"라며 "우크라이나를 테러 공격에 연결하려는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총기 난사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사건 조사위원회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곳에서 붙잡혔으며, 이들이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고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우리는 이 잔혹한 범죄자들이 박해를 피해 어느 나라로 숨어들 계획을 세웠는지 알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