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기자
전영주기자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카드사들이 잇따라 카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알짜 카드'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소비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춘 카드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여행·레저·문화생활 등 소비자의 지출이 많은 분야에서는 여전히 쏠쏠한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가 많다. 봄이 시작되면서 씀씀이가 커진 소비자들을 위한 카드 짠테크 비법을 소개한다.
최근 해외여행을 떠날 때 환전이나 출금 수수료가 무료인 여행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하나카드가 2022년 7월 선보인 트래블로그다. 트래블로그는 무료환전과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과거엔 해외여행 시 은행 영업점에서 실물 화폐를 찾았지만 트래블로그를 이용하면 이런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현재 세계 26종 통화를 운영 중이고 4월엔 이를 41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트래블로그는 지난달 말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 2월 선보인 '쏠(SOL) 여행 체크카드'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한다. 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를 제공한다. 여행 후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달러와 유로에 대해 각각 2%, 1.5%의 특별금리가 적용돼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국내 편의점 5% 할인과 국내 대중교통 1% 할인 등의 혜택도 있다. 프리미엄 혜택으로 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도 가능하다.
외화 충전·결제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월렛에서 카드를 발급해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물카드 배송은 영업일 기준 5~10일 정도 소요돼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트래블월렛은 세계 45종 통화의 환전·결제·ATM 출금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트래블월렛의 장점은 남은 외화를 원화로 환급할 때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트래블로그는 환급수수료 1%를 뗀다. 쏠 트래블 체크카드는 환율 우대가 50%만 적용된다.
개학·개강 시즌인 3월은 여가·쇼핑·교통 등 이것저것 지출이 많다.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는 카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KB국민카드의 ‘노리체크카드’가 대표적이다. 아웃백·빕스(VIPS)·스타벅스 20% 할인에 편의점(GS25) 5%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영화(CGV) 35% 할인, 테마파크(에버랜드·롯데월드) 50% 할인, 도서(교보문고) 5% 할인도 제공해 MZ세대 대표 카드로 꼽힌다.
BC카드는 식사에 진심인 젊은층을 겨냥해 ‘BC 바로 클리어 플러스’를 마련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대 전국 모든 식당에서 1만원 이상 결제 시 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배달 7% 할인과 편의점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간편결제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카드사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손잡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체크카드’는 이름처럼 네이버페이에 집중한다. 결제액의 1.2%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쌓아준다. IBK기업은행은 카카오페이와 '카픽(KaPick)'을 출시했다. 결제액의 0.5%를 카카오페이 포인트로 적립하고 쇼핑·커피·주유 등 리빙 영역에선 최대 1.5%를 적립한다. 오프라인 강자인 삼성페이도 카드사와 손잡았다. 삼성카드의 '삼성페이 탭탭(taptap)'은 삼성페이 이용금액의 10%를 결제일에 할인한다.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카드도 있다. 지난 1월 서울시가 출시한 ‘기후동행카드’로 월 6만2000원에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6만5000원을 내면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만 19~34세 청년에겐 7000원 할인된다. 전국에서 쓸 수 있는 ‘K패스’와 경기도 ‘더경기패스’, 인천 ‘I패스’ 등은 5월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 기름값이 대폭 오르는 등 주유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신한카드는 일찍이 주유비 할인에 주목했다. 신한카드의 딥(Deep) 시리즈 중 '딥 오일(Deep Oil)'은 정유사 이용금액의 10%를 할인한다. GS칼텍스·SK에너지·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중 1곳을 골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유사 선택은 연 1회 변경할 수 있다. 주유비 외에도 전국 모든 주차장에서 결제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정비·택시·커피·영화·편의점 등 영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KB국민카드의 'KB이지 오토 티타늄'은 SK주유소와 GS칼텍스에서 주유 시 리터당 150원을 적립한다. 차량정비·세차장 등 이용 시에 5%를 적립해준다.
삼성카드의 'MY 에쓰오일(S-OIL) 삼성카드'는 에쓰오일에서 주유 시 주유금액의 10%를 결제일에 할인한다. 전월 실적에 따라 월 최대 3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현재 어느 항목에 가장 많이 지출하는지 파악하는 게 현명한 카드소비 생활의 첫걸음"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보를 파악하고 인기카드에 접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