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저가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장이 손님에게 이른바 '1인 1 메뉴' 주문을 요구했다가 환불을 요구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1인 1메뉴 정책은 카페나 식당에서 손님에게 최소 하나 이상의 메뉴를 주문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카페나 식당은 이 원칙을 통해 더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으므로 매출이 늘어 영업으로 인한 수익이 증가하는 이점이 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가 커피 진상(무례한) 손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작성자 A씨는 "20대 젊은 여성이 엄마랑 둘이 카페에 방문했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제가 운영하는 매장은 커피 한 잔에 1500원밖에 안 하는 저가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며 "그날은 손님이 많아서 앉을 자리도 없었는데, 둘이 방문해서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 한 잔만 주문하길래 '매장을 이용하시려면 1인 1 메뉴를 주문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모녀는 A씨의 요구에도 30분이 지나도록 나머지 한 잔을 시키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다시 모녀를 찾아 "매장을 이용하시려면 한 잔을 더 주문하셔야 한다"고 공지했고, A씨의 말을 들은 모녀는 불같이 화를 내며 나가자는 말과 함께 가게를 나섰다고 한다. 이후 가게를 다시 찾은 모녀는 A씨에게 '1인 1 메뉴'에 대한 안내 문구가 어디에 쓰여 있는지를 따져 물었고, A씨는 "키오스크에 쓰여 있다"고 맞섰다. 키오스크에 관련 내용이 공지된 것을 확인한 모녀는 별다른 사과 없이 씩씩거리면서 가게를 나섰다.
상황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던 A씨는 다음날 본사 슈퍼바이저에게 항의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기분이 너무 나빴는데 참았다. 그런데 다음날 본사 슈퍼바이저에게 전화가 왔다"며 "컴플레인이 들어왔는데, 손님이 '1인 1 메뉴 요구가 너무 기분이 나빴다'며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보상을 요구했냐고 물어보니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환불과 기프티콘을 원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본사에서도 매장 이용 시에는 1인 1 메뉴가 원칙이고, 보상은 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다"며 "저가 커피에 진상이 너무 많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1500원 커피에 저렇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싶을까", "갑질도 다양하게 한다", "저가 커피가 유독 저런 진상이 많은 것 같다", "둘이 똑같아서 모녀인가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누리꾼은 "모녀가 방문한 거면 센스 있게 한 잔만 내어줘도 됐을 텐데", "2000원도 안 되는 저가여도 누군가에게는 귀중한 금액일 수 있다", "1인 1 메뉴를 왜 그렇게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1인 1 메뉴와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세 명이 카페를 방문해 음료 두 잔과 디저트(케이크) 하나를 주문했지만, 디저트는 1인 1 메뉴에 포함되지 않아 음료를 한 잔 더 시켜야 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카페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 B씨는 "강제로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게 되어 손님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라면서도 "손님이 몰리는 시간이나 혼잡한 시간대에는 매장의 좌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1인 1 메뉴'를 시행하는 자영업자가 많을 것이다. 디저트류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음료 주문을 부탁드리기도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