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글로벌 담배 업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내놓은 신종 담배 '니코틴 파우치'가 미국에서 법적 소송에 직면했다. 담배 못지않게 해로운 데다 마케팅이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 법무법인 슐레진저 법률사무소는 필립모리스의 니코틴 파우치 제품인 'Zyn'이 담배만큼 중독성이 있고 젊은 세대에 해롭다며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대리해 제기했다. 피고에는 2022년 필립모리스에 160억달러 규모로 Zyn을 매각한 무연담배 제조업체 '스웨디쉬 매치'도 포함됐다.
작은 티백처럼 생긴 니코틴 파우치는 입에 머금고 잇몸으로 니코틴을 흡수시키는 신종 담배다. 기존 궐련형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알려져 미국에서 담배 대체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이 필립모리스의 Zyn을 두고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필립모리스의 Zyn이 중독 위험, 인지·심혈관·위장·잇몸 질환 문제와 같은 유해한 영향에 대해 경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인 베일리 울터스는 "Zyn을 사용한 후 중독과 치아 문제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Zyn의 마케팅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도 제시됐다. Zyn이 담배보다 더 많은 니코틴을 전달하는데도 필립모리스가 Zyn을 홍보하는 틱톡 계정을 통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소송은 Zyn이 마케팅으로 인해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연구와 청소년기의 니코틴 사용이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항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최근 들어 미국 청소년들이 니코틴 파우치에 쉽게 유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치권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Zyn 제품 마케팅에 대한 연방 조사를 촉구하자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Zyn의 부활을 촉구한 게 대표적이다. 터커 칼슨 전 폭스 뉴스 진행자도 Zyn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 결과가 니코틴 파우치와 같은 신종 담배를 규제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필립모리스 측은 "니코틴 파우치는 아직 니코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것도, 법적 구매 연령 미만의 사람들을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