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은주기자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이 0.72명으로 또한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작년 4·4분기 합계출산율은 처음으로 0.6명대로 내려 앉았다. 연간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은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출생 사망 통계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0.78명)보다 0.06명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1년 기준으로 합계 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스페인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이다. 작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OECD 평균인 1.5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에는 0명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 2022년(0.78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2016년부터 8년 연속 감소세다. 시도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은 서울(0.55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66명), 인천(0.69명) 순이었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0.97명)이었다.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내년까지 0.6명대로 떨어지다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인구추계 전망에서도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까지 떨어질 거라고 봤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혼인 건수가 늘어나면서 출산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 이후 감소했던 혼인 건수가 2022년과 2023년 (합계 출산율 하락으로) 영향이 미쳤다”고 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9200명)보다 1만9200명(-7.7%)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4.5명으로 전년보다 0.4명 감소했다. 출생아수와 조출생률 모두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30년 전인 1992년 73만1000명이었으나 20년 전인 2002년(49만7000명) 40만명대로 떨어졌다. 5년 전인 2017년(35만8000명)에는 30만명대로 하락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20년(27만2000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3년 만에 24만명선도 깨졌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10년 전인 2013년 43만6500명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작년 출생아 23만9200명 가운데 13만8300명은 첫째 아이였고 둘째는 7만4400명, 셋째 이상은 1만7300명에 그쳤다. 첫째 아이 수는 전년보다 4.6% 줄었는데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11.4%, 14.5%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출생아 중 첫째 아이의 비중은 60.1%로 전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둘째 비중은 32.3%, 셋째 이상은 7.5%였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평균 출산 연령은 33.6세로 전년보다 0.1세 상승했다. 평균 출산연령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6.3%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20.2%에 그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