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서초 ‘헤어 한우리’

작년 10월 문 열어...예약만 2개월 기다려야
전성수 구청장 “장애인 삶 도움되는 행복한 변화 만들 것”

한 뇌병변 장애인이 커트를 위해 헤어 한우리를 방문했다.(사진제공=서초구청)

“커트 한 번 하려면 뇌병변 장애를 가진 아이의 몸을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미용실 이용이 어려웠어요. ‘헤어 한우리’에서는 마음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네요.”(뇌병변 장애아동의 보호자 박모씨)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 한켠에 문을 연 ‘헤어 한우리’. 서초구가 전국 최초 장애인 복지관 내에 설치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다. 작년 10월 처음 문을 연 이후 4개월 동안 285명이 이용했고, 예약만 2개월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다.

입구에 문턱을 없애 휠체어를 타고 입장이 가능하다. 앉은 자리에서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일체형 샴푸대’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이동식 리프트’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췄다. 지난 4개월간 미용실을 이용한 장애인 285명 중 뇌병변 및 지체 장애인 이용자가 143명으로 이용객의 50% 이상이 해당 시설의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헤어 한우리’에서 근무 중인 미용사 정은주씨는 “휠체어 이용 방문객 중 미용실에서 샴푸를 받은 경험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헤어 한우리에는 일체형 삼푸대를 이용해 커트와 샴푸를 한자리에서 할 수 있어 장애인과 보호자가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미용실 내에는 25년 이상 경력의 실력 있는 전문 미용사가 상주하고, 전담 사회복지사가 이용자와 소통하며 불편한 점이 있는지 챙긴다.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미용실 방문을 꺼리는 사람을 위해 단 1명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저렴한 비용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커트 6000원, 염색 1만5000원, 파마 1만9000~3만9000원 등이며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추가로 50% 할인된다.

서초구는 올해 ‘헤어 한우리’ 공간을 활용한 장애인 직업 훈련을 시행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자립 발판 마련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교육은 등록된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및 직무교육을 포함한 1:1 맞춤 미용보조 직무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 이후에는 ‘헤어 한우리’뿐만 아니라 타 자치구의 장애인 전용·민간 미용실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연계해 장애인 일자리를 다양화하고 장애인들의 자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앞으로 장애인의 입장에서 힘든 부분이 무엇인지 세심히 살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밀착행정으로 장애인의 삶에 행복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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