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주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들의 흥행에 힘입어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에 각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요 침체 터널에 대응하는 중이다.
15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S24 시리즈 패널 누적 출하량은 전작인 S23과 S22 시리즈와 비교해 각각 21%, 66% 웃돌았다. 오는 3월을 포함한 누적 패널 출하량은 S23 시리즈보다 13%, S22 시리즈보다 47% 각각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월 출시된 S24 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량이 121만대를 돌파하며 갤럭시S 시리즈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S24 판매량을 전작 대비 66% 증가한 1200만대로 추산한다.
S24 시리즈 판매량 급증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호실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S24 시리즈에는 다이내믹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경기 침체 국면에도 4분기 영업이익 2조100억원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올핸 S24 시리즈 흥행으로 실적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15 시리즈 덕을 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4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17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 가운데 모바일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1~3분기 20%대에 머무르다가 4분기 44%로 급성장한 영향이다. 앞서 아이폰 15 프로맥스에 들어갈 OLED의 공급 승인이 늦어지면서 공급량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4분기 상당 분량의 패널을 출하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했다.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TV 패널 물량도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와 OLED 및 LCD 패널 장기 공급계약에 합의했다. 이번 계약으로 LG디스플레이는 향후 5년간 삼성전자에 W(화이트)-OLED 패널 5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납품 규모는 70만~80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만~20만대보다 최대 8배가량 늘어났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올해 전망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국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실사지수(BSI) 결과 지난해 4분기 디스플레이 부문 BSI는 전 분기 84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96을 기록했다. 특히 올 1분기 매출 전망의 경우 디스플레이는 103을 기록, 전 분기 97에서 6포인트 올라 기준치 100을 넘어섰다. BSI는 기준치 100을 넘기면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