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미국 의회 상원이 13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담은 953억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 수정안을 통과시켰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예산 수정안은 찬성 70표, 반대 29표로 통과했다. 지난 7일 상원 토론 종결 표결에서 부결된 '안보 패키지 예산안'에서 여야 견해차가 큰 국경 통제 관련 내용을 뺀 것이다.
전날 상원은 의안에 대한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절차 표결을 찬성 66표, 반대 33표로 가결하고, 새벽까지 토론을 이어간 끝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국가 안보와 동맹국의 안보뿐 아니라 서구 민주주의의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통과시킨 지 수년, 어쩌면 수십 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규모는 600억달러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140억달러, 대만과 인도 등에 80억 달러, 가자지구 등 분쟁 지역에 92억달러를 지원한다.
다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간 하원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난색을 보이며 이스라엘 지원안만 별도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일부 강경파 공화당원들은 법안이 하원에 도착하자마자 폐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상원의 절차 표결이 시작되기 전 성명을 내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정의로운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오고 글로벌 안정을 회복시켜 모든 미국인과 모든 자유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증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