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로 국민 생활에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약 7700억원을 투입한다. 가계 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하는 한편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3일 이러한 내용의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이자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먼저 전 산업과 국민 일상에 AI를 확산해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2.0'을 추진한다. AI·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할 산업을 육성하고, 민간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범부처 협업을 기반으로 뒷받침한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선도 프로젝트(330억원), 블록체인·트윈 글로벌화(67억5000만원) 등을 추진한다. 국산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 선점을 위한 '온디바이스 AI 활성화 전략'도 마련한다.
또한 의료·교육 등 필수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AI 일상화 프로젝트에 773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마이닥터24' '나만의 교과서' 등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개발(R&D)·서비스·제도 개선 등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지원한다.
경쟁력 있는 AI·디지털 기업에는 총 5조원 규모의 과감한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동시에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의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자율주행 등 혁신서비스의 조기 시장 출시를 지원한다.
단말기 보조금 경쟁 촉진을 위한 단말기유통법 폐지도 업무계획에 포함됐다. 이용자 보호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고, 추가지원금 상한·공시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다음달 중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신설하는 한편 다양한 혜택을 주는 청년 요금제 신설하고 청년 기준연령을 만 29세에서 34세로 상향한다. 또 올해 상반기 내로 제조사와 협의해 4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 출시도 유도한다.
경매를 통해 28㎓ 주파수를 낙찰받은 신규 통신사의 시장 안착을 위해 통신설비 활용·단말 유통 지원 등 애로사항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 선진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R&D 정부 투자 규모를 올해 1조8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AI 분야는 생성형 A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개발(580억원)을 추진하고, 해외 유수 연구진과 함께 고난도 연구를 수행하는 'AI연구거점'을 국내와 미국에 설립(90억원)한다. 첨단바이오 분야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클러스터를 보유한 미국 보스턴과의 공동연구(150억원)를 지원한다. 양자분야는 연구자 주도 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양자팹을 구축한다.
해외 인재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국내 정착 전주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에 '글로벌 R&D 특위'를 신설하는 등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혁신적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 R&D 사업에 대해선 예산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제도를 마련한다.
차세대반도체, 차세대네트워크, 우주를 '글로벌 선도 3대 기술'로 선정하고 중점 육성한다. 국산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6G 상용화·표준화 R&D 및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망) 국산장비 실증, 저궤도 위성통신 예비타당성 조사(4797억원)를 추진한다. 우주 분야는 우주항공청을 오는 5월 열어 우주 거버넌스의 기틀을 정립한다. 다음달 차세대 발사체 참여기업을 선정하며, 우주산업 클러스터(전남·경남·대전) 조성에 착수한다.
실패 가능성이 높으나 막대한 성공효과가 기대되는 한계도전 R&D 프로젝트(2028년까지 490억원)를 시작한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청정수소의 생산기술 국산화를 위해 '국가 수소중점연구실(수소R&D 전담기관)'을 선정·운영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세계 최고 연구진들이 함께 혁신적 연구에 도전하는 R&D 허브를 만들고 AI·디지털로의 대전환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강국이자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