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홀딩스가 '제2의 엔비디아'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장중 구글,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오른 가운데 차세대 엔비디아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암(ARM) 홀딩스에 몰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ARM 주가가 29% 상승해 지난 3개월 평균의 10배 넘는 거래량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ARM은 이날 주당 148.9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ARM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그 뒤로 3거래일 동안 주가가 90% 올랐다. 지난 9월 기업공개(IPO) 이후로는 주가가 약 3배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1500억달러(약 199조4250억원)를 넘어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 미국 대표 통신사 AT&T를 추월했다.
데니스 딕 트리플D트레이딩 트레이더는 "알고리즘 기반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도 매수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옵션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ARM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주식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전망해 단기 콜옵션에 투자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옵션은 오는 16일 만기가 되는 185달러 콜옵션으로, 5만4000건 이상 거래 계약이 체결됐다. 12일 종가인 148.97달러 기준으로 주가가 28% 상승한다고 내다보는 것이다.
크리스 머피 서스케하나 금융그룹 파생전략공동책임자는 폭발적인 옵션 거래량이 '차세대 엔비디아'를 찾는 투자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라며 강세 옵션이 늘어나며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ARM은 지난 7일 실적발표에서 더 많은 기업이 AI 실행을 위해 ARM의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해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있고, 회사는 고급 디자인에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AI 최대 수혜주는 단연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이날 거래 시작 후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장중 3% 이상 올랐다. 한때 시총이 1조8300억달러(약 2432조9850억원)에 이르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의 뒤를 이어 시총 3위 기업에 올랐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조8200억달러)과 아마존(1조8100억달러)을 제친 것이다. '시총 2조달러 클럽'과 '빅 3' 진입도 거론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연산 처리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아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만 주가가 45% 이상 급등했고, 작년 한 해 동안 약 220% 상승했다.